사진=나남뉴스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경기 의정부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 6개월 동안 초임교사 두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은 이를 단순 ‘추락사’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돼 비난을 사고 있다.

당시 유족 측은 사망 경위를 사실 그대로 ‘극단적 선택’으로 수정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학교가 이를 묵살해 공무상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MBC는 지난 2021년 12월 13일과 지난해 6월 15일 이뤄진 고 이영승 교사의 유족 측과 해당 초등학교 교감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보도했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13일 유족들이 순직 처리를 위해 학교에 연락을 취했다. 유족 측은 ‘경위서가 어떻게 보고가 됐는지 알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으나 교감은 “추락사 그 이상은 쓰지 못했어요. 원인을 알지 못하니까”라고 답변했다.

유족이 ‘수정을 해주실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처남 유서가 발견돼서’라고 요청하자 교감은 “진실을 경위서에 넣고 싶으신 거잖아요. 일단 알아본 다음에 전화 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그 이후 학교 측으로 부터 온 연락은 없었다.

이에 유족 측이 죽음의 이유를 제대로 밝히고자 학교에 사실 확인을 재차 요청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15일 유족이 ‘처남의 죽음에 대해 누구랑 어떻게 확인을 해야 되나요’라고 묻자 교감은 “아, 그걸 왜 저한테 얘기하세요“라며 되려 언짢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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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에 앞서 고 김은지 교사 역시 학부모들의 항의와 민원에 시달려 우울증을 앓다가 2021년 끝내 세상을 떠났다. 우울증 탓에 담임을 맡을 심적 여유가 도저히 안 됐지만 그럼에도 동료 교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스스로 5학년 학급을 맡았다고.

생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고 김은지 교사는 2017년 2019년 두 달씩 병가를 낸 적도 있었으나 교감은 “그런 줄 몰랐다. 우울증인데 그렇게 웃는 사람이 어딨느냐”고 되물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김씨의 죽음을 자살이 아닌 추락사로 보고했다.

김씨 친구인 교사 A씨는 “(은지가) 학부모들이랑 통화할 때도 ‘되게 손발 벌벌 떨면서 받는다’ 얘기도 했었고, ‘나는 그냥 교사랑은 좀 안 맞는 것 같다’더라”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개인적 취약성으로 보여진다’, ‘공무와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김씨의 사망은 단순 추락사로 종결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김씨의 죽음은 끝내 순직으로 인정되지 못했다.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이씨의 죽음 역시 김씨와 같은 기준으로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