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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곡성의 천덕산자락에는 김인수(56세) 씨와 전선희(52세) 씨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전기도, 상수도도 없던 오지 산골에 굴피집을 짓고 산 지, 올해로 13년째입니다. 자연을 벗 삼아 나물과 버섯을 채취하고, 겨울에는 죽염을 굽는 부부. 자발적으로 가난을 선택한 만큼, 큰 욕심 없이 소박한 산골 생활을 이어갑니다.
다행히 해마다 산골살이 요령이 늘면서 북극한파도 폭설도 무서울 게 없습니다. 그러나 부부의 서로 다른 성향만큼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평행선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부부는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고요한 오지 산골을 들썩이게 만듭니다. 천덕산 죽염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천일염만을 사용해 대나무 통에 넣어 소나무 장작불로 48시간 굽습니다.
굽기를 마친 소금 기둥을 1500도 이상의 온도로 용융, 죽염을 끓입니다. 대나무통에 넣고 아홉 번 굽고 열 번째 녹이는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부부는 양심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 방식을 고집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죽염은 미네랄과 천연 유황이 어우러져 짠맛은 덜하고 깔끔한 단맛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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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바람처럼 살기 바랐던 남편, 인수 씨는 전국 산을 돌며 산장지기로, 또 산악구조원으로 활약했지만, 설악산에 있을 때 많은 사고 현장을 접하며 삶에 대한 회의를 느꼈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천덕산자락에 움막을 짓고 살았던 인수 씨는 우연히 선희 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가정을 건사하고자 사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얽힐 사람이 하나 없는 산골 오지로 왔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남편과 달리 산골 오지가 낯설지만, 마냥 신기했던 도시 여자, 선희 씨는 타고난 상상력의 힘을 빌려 팍팍한 오지 생활에 좋은 점을 찾아내고 꿈을 키우는 능력자입니다.
남편을 죽염 장인으로 만든 것도 알고 보면 선희 씨의 공로입니다. 9년 전 생활고로 ‘벌을 키우겠다’고 선언하자 죽염을 학문으로 공부만 하던 남편이 바로 죽염을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불길 속에서 정성껏 구운 죽염을 처음 맛보고,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이도 바로 선희 씨입니다.
죽염을 만들 때 지면 높이 솟아 오른 대나무가 죽염의 핵심입니다. 죽염은 1회를 구워도 투명할 정도로 강하게 구워야 합니다. 죽로염은 24시간 이상 소성로에서 구워 한 번을 구워도 높은 온도에 굽습니다. 순수한 자연 연료료 1500도까지 온도를 올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죽로염은 소량의 죽염을 만들더라도 최고의 온도를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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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마다 죽염을 굽느라 예민해진 남편, 인수 씨는 요리에서부터 물건 정리까지 모든 생활을 본인 방식으로 깐깐하게 고수합니다. 그러다 보니 선희 씨가 새롭게 뭔가 하려고 할 때마다 남편의 반대에 부딪히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고등학교로 모두 진학하면서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로 고민이 많아지는 선희 씨.
예전과 달리 아이들에게 맘껏 꿈꿀 수 있는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게 하고 싶은데, 남편은 돈보다 경험을 얘기하니 속이 답답합니다. 변화의 갈림길을 앞에서 부부의 갈등이 점점 더 깊어지는데요. 과연 부부는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다투기도 하지만 일할 때만큼은 장인 정신을 잃지 않는 부부는 기둥에 불이 붙어 다 탈 때까지 오랫동안 대나무와 황토의 기운이 불기운이 소금에 스며들게 해 좋은 죽염을 만듭니다.
죽염은 양치와 가글에 사용할 수 있고 음식의 간을 맞출 때 쓰면 깔끔한 단맛으로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줍니다. 멸치젓, 새우젓 등 젓갈을 만들 때나 김치, 장 등을 담글 때 넣으면 맛의 풍미를 올립니다. 맛은 물론 미네랄과 각종 영양 성분이 풍부한 천덕산 죽염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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